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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녀의 삶

범죄에는 젠더가 있다

by SESAN 202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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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건 남성이다


한국에서는 더 그렇다

 
 

 범죄에는 젠더가 있다.
 우리는 흔히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현실의 범죄와 법의 집행은 결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범죄에는 젠더라는 복잡한 요소가 스며들어 있으며, 이는 사회적 구조와 문화적 맥락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젠더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사회가 개인의 성별에 따라 부여하는 역할과 기대, 그리고 그로 인한 행동의 결과를 설명한다.
 

젠더와 범죄의 양상

범죄 통계는 젠더에 따라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대다수의 폭력 범죄는 남성에 의해 저질러지고, 여성은 범죄 피해자로 등장하는 비율이 높다. 이는 생물학적 차이로 설명될 수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가 남성과 여성에게 부여하는 역할과 기대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남성은 강하고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받으며, 이러한 사회적 압력은 폭력적인 행동을 허용하거나 심지어 장려하는 문화로 이어진다. 반면, 여성은 순종적이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간주되어, 폭력을 행사하거나 저항하는 데 필요한 자율성이 억압되곤 한다.
 

법과 젠더 편향

 성범죄의 맥락에서 여성 피해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과 선택을 검증받는다. 피해자다움(victimhood)을 입증하지 못하면, 법정에서조차 신뢰를 얻기 어렵다. 짧은 옷차림, 늦은 밤 외출, 심지어는 미소까지도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근거로 사용된다. 이는 여성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며, 정의의 실현을 어렵게 한다.
 

범죄와 젠더 역할의 파괴

 젠더는 범죄뿐만 아니라 범죄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범죄를 저지른 여성이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은 남성과는 다른 도전에 직면한다. 여성은 종종 "어머니" 또는 "가정의 중심"이라는 역할에 기반해 판단받으며, 이러한 기대는 그녀가 범죄자라는 낙인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든다. 반면, 남성은 범죄 이후에도 자신의 역할을 재구성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범죄에는 젠더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범죄를 다루는 방식과 범죄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젠더의 렌즈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단순히 법적 시스템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가 범죄를 정의하고 형성하는 방식의 문제다.
 

젠더를 넘어선 정의

 여성성은 언제나 피해자성을 수반한다. 그리고 남성성은 가해자의 성격을 띤다.
 범죄에서 젠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 중립적 법률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범죄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구조와 젠더화된 권력 역학을 철저히 분석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폭력적인 남성성을 낭만화하지 않고, 피해자다움이라는 편견을 버리며, 성별에 관계없이 범죄자를 공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젠더를 넘어선 정의는 오직 우리가 범죄와 젠더의 상관관계를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 속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결국, 범죄에는 젠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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